남북교류를 위한 강원도의 해법, DMZ 평화축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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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강원도회장 김기복)

 

얼어붙은 남북교류의 물꼬를 틀만한 역발상은 없는 걸까. 남북의 평화프로세스는 멈춰선지 오래고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통일백서에 의히면 현재까지 남북교류 회담이 679번, 그 회담을 통해서 사인한 합의서가 279건에 달한다는데 앞으로 몇 번의 정상회담과 몇 장의 합의서가 더 필요한 걸까. 정권주도적인 정치적 접근으로 통일문제를 풀겠다는 인식을 달리해야 할 때가 되었다. 정부는 국민이 통일의 주체가 되도록 국민에게 통일의 길을 함께 가야한다는 공동주체자로 인정하고 함께 고민해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범국민적인 통일공감대 확산을 위한 국민적 중지를 모아보는 것은 어떨까. 좋은 일례로 지난 3주 동안 민간단체인 본 연합이 주최한 “2020 남북통일기원 국민대토론회”는 좋은 선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각양 각층의 민간통일운동단체 및 민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눈 토론회는 유익한 통일공감 이벤트였다. 

 

  필자는 차제에 남북한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남북교류의 해법으로 ‘DMZ평화축구장’ 건립을 제안한다. DMZ내의 군사분계선(MDL)을 하프라인으로 하여 축구장을 만들어 군사분계선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축구경기를 개최하는 것이다. 위대한 평화프로세스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4.27 남북정상회담의 최고의 명장면을 뽑으라면 필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인 약 30cm정도 폭의 콘크트리트 선을 두고 악수하는 장면이다. DMZ평화축구장의 개념도는 두 정상이 마주하고 섰던 콘크리트선인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축구장의 하프라인을 일치시켜 남과 북에 걸치도록 하자는 것이다. 

 

  북한은 스포츠중에서도 축구에 대해서 만큼은 비교적 개방적이라고 한다. 남북의 축구경기의 역사를 보면 정부, 지자체, 민간단체를 통해서 다양한 남북축구경기가 종종 있어 왔다. 축구는 그만큼 남북한의 대중적 스포츠임에 틀림없고, 두 팀간의 경계를 정확하게 설정하고 이루어지며 넓은 공간을 활용하면서 양팀 선수가 서로 양진영을 넘나들며 공격과 수비로 이루어지는 게임이다. 세계인이 주목할 수 있는 축구경기를 남북의 군사분계선에서 할 수 있다면 대립과 분단의 선이 아니라 평화와 통일의 출발선이 될 것이다. DMZ평화축구장에서 벌어지는 남북 축구경기는 남과 북은 물론이거니와 세계인의 관심사가 될 것이며 세계인의 이목이 남북의 분단지역 DMZ에 집중되게 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된다면 DMZ는 세계적인 평화지대가 될 것이고 평화의 분출구가 될 것이다   

 

   DMZ평화축구장 건설을 통한 스포츠 교류는 지속가능성에서 긍정적 측면이 있다. 요즘처럼 얼어붙은 남북관계도 축구 한 판으로 녹아내릴 수 있다.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려면 쉽게 말날 수 있고 쉽게 이루어 질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한다. 첫째로,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건설된 평화축구장에서는 남측지역에는 태극기를 북측지역에는 인공기를 게양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자기 영역에 자기 국기를 게양하는데 문제 삼을 수는 없다. 즉 국기게양에 대한 시비를 잠재울 수 있다. 둘째로는 축구경기를 하기 위해서 까다로운 출입허가 절차가 없어도 된다. 평양이나 서울을 오가는 것이 아니라 DMZ군사분계선상에 있는 구장이고 구장내의 공간은 공동구역으로 설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제안은 구상단계부터 남측과 북측, 그리고 유엔이 참여하는 프로젝트가 될 수 밖에 없고 유엔에 가입된 국가의 일정한 기금도 상징적으로 후원받아 국제기구의 공적인 시설물로 건설 및 유지하여 남북이 일방적으로 폐쇄 또는 파괴할 수 없는 건물로 만들고자 한다면 국제적인 이슈로서 세계인의 관심사가 될 수 있다. 위치는 두 말할나위 없이 분단의 아픔을 가장 처절하게 견디며 살아 온 분단된 강원도의 군사분계선상에 건설되어야 한다. 

 

   이렇게 남과 북이 겨루는 축구경기를 군사분계선의 축구장에서 개최한다면, 대립과 갈등, 전쟁과 도발에서 평화와 화합의 DMZ가 될 것이다. 남북의 국가대표뿐만아니라 유소년, 청소년, 여자축구 등 다양한 분야의 축구경기를 할 수 있고, 영국의 토트넘 홋스퍼를 초청하여 강원FC와 경기를 이곳에서 개최한다면 어떨까. 무엇보다도 미래세대인 남북의 유소년과 청소년들이 평화롭게 어울리며 축구로 화합하며 통일을 배워 나갈 장소를 마련해 준다는 측면에서 기성세대는 일말의 책임을 다하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판문점에서 그리고 평양에서 두 정상들만의 이벤트가 아닌 남북의 유소년과 청소년들에게 화합하고 어울려 통일로 나갈 수 있는 이벤트의 장을 만들어 주는 일, 이것은 위대한 평화프로세스의 두 번째 발걸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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