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지도자로서 그 꿈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국내 4개 종단의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통일의 희망 찾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종교협의회(회장 유경석·이하 종협)와 원모평애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글로벌 초종교 장학생 백두산 통일대장정이 지난 7월30일부터 8월4일까지 중국 대련과 백두산, 단동 등지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지난 2월14일 원모평애재단이 경기도 가평 청심청소년수련원에서 개최한 ‘글로벌 초종교 장학증서 수여식’에 참여한 장학생들을 대상으로 마련됐으며, 대한천리교와 대종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불교태고종 등 4개 종단에서 50여명이 참가했다.
여순형무소 앞에서 기념촬영하는 모습. |
첫날 인천 제1국제여객선터미널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한 학생들은 선내에서 1박을 한 후 다음날 오전 10시 중국 대련항에 도착, 첫 일정으로 안중근 의사의 유적지인 여순형무소를 방문했다.
현지 가이드의 도움에 따라 여순형무소의 검신실, 감방, 암방, 고문실, 사형 집행실 등을 둘러봤으며, 특히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서는 4개 종단의 대표 학생들이 함께 헌화한 후 전체 학생이 묵념을 하는 의미 있는 시간도 가졌다.
이어 버스를 타고 이동해 1906년 9월에 설립된 관동도독부 고등법원과 지방법원, 즉 당시 독립운동가들을 재판했던 관동법원(현 ‘여순관동법원구지박물관’)을 방문했다.
여순순국선열기념재단 박귀언 상임이사(여순관동법원구지기념관 대표)는 “이곳은 일본이 법을 이용해 자기들의 야욕을 채우는 수단으로 사용했던 현장임이 명백하다”며 “그러한 역사를 가진 이 현장이 사라질 위기도 있었지만, 1991년 세계일보사가 안중근 의사 순국유적지 성역화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이곳을 보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세계일보가 먼저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은 세계일보를 창간하신 문선명 총재님의 지침에 따라 진행된 것이다”며 “첫째 민족정기를 반영한 신문, 둘째 도의사회를 구현하는 신문, 셋째 정의사회를 구현하는 신문 등 내려주신 3대 지침 중 첫 번째 지침에 따라 이곳을 보호 및 회복, 관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관동법원 내 고등법원 법정에서 열린 개회식 전경. |
학생들은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지방법원 법정, 검찰관실 등 곳곳을 견학했으며, 특히 고등법원 법정에선 중국 일정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개회식도 가졌다.
먼저 원모평애재단 유경득 사무총장이 ‘꿈을 꾸는 자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주제로 개회식 특별강연에 나섰다.
유 사무총장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013년 충북 음성의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을 유엔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음성과 대한민국을 벗어나 세계인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며 “세계인이란 지구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세계 시민의식을 가진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즐기며 낯선 문화와 환경에 호기심을 갖고 사람과 사회에 애정을 지닌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두산 대장정에 나서는 여러분들이 미래에 이 중국을 이끄는 리더가 되겠다는 큰 꿈을 꾸면서 백두산으로 달려간다면 이 넓은 영토가 여러분의 꿈을 펼치는 무대가 되리라 확신한다”며 “그래서 꿈꾸는 자만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고 격려했다.
종협 홍윤종 사무총장은 인사말에서 “시선을 땅에 두고 있으면 날개를 가지고 있어도 날아오르지 못한다는 말처럼 여러분이 보는 대로 그 길이 열린다는 것을 확신한다”며 “젊은 패기와 열정으로 멀리보고 앞을 보면서 날개 짓을 통해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는 미래 지도자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회식을 마친 후에는 버스로 8시간을 이동, 중국 통화시에 위치한 숙소에 도착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둘째 날 일정이 마무리됐다.
안개가 걷히고 모습을 드러낸 백두산 천지. |
셋째 날은 백두산 천지와 금강대협곡 등을 찾아보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선 학생들은 버스로 4시간에 걸쳐 백두산 서파산문으로 이동, 1441개 계단을 걸어 올라가 백두산 천지를 감상했다.
이날 오전에는 비가 내리고 안개가 짙게 껴서 천지를 볼 수 없었는데, 다행히 학생들이 천지에 오른 오후에는 신기하게도 날씨가 맑게 개어서 또렷하게 천지를 볼 수 있었다. 더욱이 백두산은 ‘100번 가서 겨우 2번 천지를 볼 수 있는 곳이라 백두산이다’는 말이 있기도 해서 천지를 볼 수 있었다는 자체에 더욱 큰 의미가 있었다.
높이 2750미터로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백두산, 통일대장정에 참가한 학생들은 “어서 빨리 평화통일을 실현시켜 중국을 통해서 백두산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직접 북한 땅을 통해 백두산에 오르는 날을 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셋째 날 백두산 천지를 감상하는 일정이 통일에 대한 희망과 꿈을 심어주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었다면, 넷째 날 일정은 우리 민족의 얼과 뿌리를 찾아보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통화시에서 또 다시 버스를 타고 2시간 이상을 이동해 집안시에 도착했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현지 가이드는 ‘집안시’에 대해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함께 사는 곳이다”고 설명했다.
곧, 고대 유적지와 현대 문물이 동시에 공존하는 곳으로,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통일대장정 참가자 일행은 고구려의 자존심인 ‘광개토대왕비’와 ‘광개토대왕릉’을 찾아 역사 속 실존 인물의 발자취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이 동양의 피라미드라 불리는 장수왕릉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
또, 동양의 피라미드라 불리는 장수왕릉과 고구려의 세계화가 그려져 있는 오희분 오호묘까지 돌아봤으며, 다음 일정을 위해 단동으로 이동하는 길에는 425년간 고구려의 도읍지였던 국내성 터와 압록강변에서 보이는 북한 만포시 일대를 조망했다.
이날 오후에는 특별히 남북통일과 평화세계 실현의 역사적 한 장면을 장식하게 될 작지만 큰 이벤트가 중국 단동에서 열렸다. 바로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 실현을 위한 글로벌 평화프로젝트 피스로드 2016’ 일정 중 ‘초종교 피스로드 중국 대행진’을 개최한 것.
홍윤종 사무총장은 “피스로드는 문선명·한학자 총재에 의해 제시된 ‘국제평화고속도로’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글로벌 평화 프로젝트다”며 “2013년부터 시작된 피스로드는 해를 거듭할수록 참가국 수가 늘어나 그 규모가 더욱 커져 오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단동에 도착한 후 피스로드 대행진 출발에 앞서 대한천리교 이원우 교무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평화를 위한 하나의 길, 그 길에 우리가 동참할 수 있게 돼 정말 큰 영광이라 생각한다”며 “자전거 행진이 마무리되는 그 시간, 그 장소까지 우리가 하나된 마음으로 아무런 사고 없이 잘 이동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자전거를 타고 초종교 피스로드 대행진에 나선 학생들은 압록강변을 따라 20여 킬로미터를 달려 중국과 북한을 이어줬던 끊어진 철교 앞까지 이동, 무사히 행사를 마쳤다. 피스로드 대행진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면서는 이러한 도전을 잘 이겨냈다는 뿌듯함에 서로를 격려하며 박수를 보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이번 피스로드 행진에서 선두에 나섰던 대한천리교 이오욱 학생은 “이번 통일대장정의 백미와도 같은 프로그램이 바로 피스로드였다”며 “피스로드를 통해 우리부터 평화운동의 분위기를 북돋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평화활동에 있어서 앞으로도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자전거를 타고‘초종교 피스로드 중국 대행진’에 나선 학생들의 모습. |
다섯 번째 날, 중국 현지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압록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북한 쪽으로 진입해 조금 더 가까이 북한 동포들의 삶을 느껴보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또, 출국을 위해 대련을 향해 이동하는 동안에는 ‘만리장성의 동단기점’이라고 중국이 주장하는 호산장성을 차장으로 조망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국불교태고종 문정현 학생은 “유람선을 타고 이렇게 가까이에서 북한 땅을 바라볼 수 있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죽기 전에 단 한 번만이라도 가보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던 TV속 한 장면의 어느 할아버지가 생각나는데, 그런 분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4시간여에 걸쳐 단동에서 대련으로 이동한 학생들은 탑승수속을 마친 후 선내에 입실, 대련항을 출발해 목적지인 인천 제1국제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이날 선내에선 이번 통일대장정의 폐회식도 함께 진행됐다.
폐회식에서 홍윤종 사무총장은 “이번 통일대장정이 글로벌 초종교 장학생들에게 통일의 희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며 “나아가 종단, 지역, 문화, 국경의 벽을 허물고, 화합과 평화 그리고 이 시대정신을 이끄는 미래지향적인 지도자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선내에서 마지막 1박을 한 후 최종 여섯 번째 날 일정을 인천에서 맞이한 학생들은 입국 수속을 마치고 해산함으로써 전체 통일대장정 일정도 마무리됐다.
학생들은 통일의 희망이 희망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고 도전하며, 하나되고 화합할 때 비로소 통일이 찾아오리라는 부푼 마음을 안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김현태 기자